방전된 OTP를 재발급 받기 위해 은행엘 갔다.
그러고보니 은행 출입은 몇 년만의 행차인듯 하다.
그동안 금융 관련 업무를 인터넷뱅킹으로 처리하다보니 수 년간 은행 창구를 이용할일이 없었던 것 같다.
이럴땐 어쩔 수 없이 지점에 방문해야 한다.
개인용이라면 간단하게 ATM기기에서도 OTP 발급이 가능하나, 법인용이다보니 창구에서만 가능하다.
점심시간에는 창구가 좀 한산하지 않을까 싶어 일부러 점심시간에 갔다.
대기인원은 10여 명 안팎이었으나 업무처리가 매우 완만해보였다.
중간 중간 직원이 자리를 비운 창구에는 대기번호를 호출하는 모니터에 호출 번호대신 "점심먹고 돌아오겠습니다"라는 문구가 보인다.
새로 실시하는 두가지 서비스 안내가 눈에 띄었다.
KB스타뱅킹을 이용하면 집이나 회사에서도 대기고객을 확인하고 모바일번호표도 미리 받을 수 있다고 한다.
또 하나는 휴대폰으로 QR코드를 촬영하면 기다리는 동안 신청서를 미리 작성할 수 있는 서비스다.
모바일 번호표는 기발한 아이디어다. 미리 알았더라면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지 않았을 텐데......
그동안 은행은 호혜평등과 획일적인 대고객 서비스에서 충성도에 따른 고객 차별화 서비스로 진화되고 점포도 통폐합되어 점점 그 수도 줄어들고 있다.,
충성도 높은 고객을 위한 별도의 VIP 라운지가 운영되고, 일반 고객은 여.수신 파트로 나누어 업무를 처리해 온지는 오래됐다.
여신파트 창구는 비워있어도 수신파트는 항상 대기를 해야한다.
무엇을 뜻하는가? 이익이 되는 대출고객은 기다림 없이 바로 바로 응대하고, 공과금 납부, 통상적 은행업무 등 봉사수준의 서비스를 수반하는 용무자는 줄세워 응대하겠다는 뜻이다.
응대하는 직원들의 모습도 예전과는 사뭇 다르다.
맑게 웃던 미소는 사라지고 무덤덤하다.
한때는 고객만족 서비스의 표상이었던 은행창구의 모습에서 예전 동사무소 창구의 정서가 느껴지고, 예전 은행 창구의 정서를 요즘 주민센터 창구에서 느끼니 격세지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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