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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무렵 달성습지 탐방로따라 그 폐부를 들여다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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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 기온 30도의 무더운 날씨 속에 연휴 이틀째 되는 일요일이 저물어가는 황혼 무렵

추석 아래 푸릇푸릇하던 대명유수지 갈대밭은 지금쯤 얼마나 하얗게 물들었을까 궁금하기도 하여 달성습지로 행차하였다.

아직은 덜 익은 갈대지만 연휴를 즐기는 제법 많은 행락객들이 갈대밭 탐방로를 점령하고 있다.

제방둑 길의 코스모스 꽃은 거의 지고 2할 정도만 건재함을 보여주고 있다. 

달성습지 탐방로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습지 안에도 무성하게 핀 갈대가 황혼빛을 받아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연무 때문에 오늘 일몰은 꽝이다.

머피의 법칙처럼 맘먹고 출사 나온 날은 일기가 안 받쳐주고, 준비 안 된 날은 장관의 일몰을 놓치게 되는 날이 많다.  

 

세상의 소음이 단절된 이곳은 풀내음과 풀벌레 소리만 들릴뿐 호젖한 길이 계속 이어진다.

강정보와 사문진나루터 중간인 낙동강과 금호강이 합류하는 지점의 금호강변에 자리한 달성습지는 온갖 식물과 동물이 서식하는 자연생태계의 보고다.

운이 좋으면 고라니도 만날 수 있다.

 

가장자리 탐방로에서 데크길로 접어들면 습지의 폐부까지 들여다 볼 수있다.

가급적 원형 그대로 보존하는 습지인 관계로 원시림을 방불케한다.

 

 

광할한 습지의 모습에서 가슴이 탁 트이는 기분을 느낀다.

나무를 덮고 있는 넝쿨식물조차 절제된 모습을 취하고 있다.

차례로 코끼리 형상, 어미젖을 빨고 있는 네마리 어린양의 형상, 물개떼의 형상,  공룡 티라노 사우러스의 형상.

내눈에는 그런 모습으로 다가온다.

  

탐방로를 걷고있는 동안

어느새 달성습지에는 내일을 잉태한체 

하루의 대서사시를 마무리하듯 어둠이 내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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